雜文集

잡문집 – 책, 영화, 기사, 그밖의 경계가 모호한 모든 글들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세계의 전쟁이 만들어낸 소울푸드와 정크푸드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세계의 전쟁이 만들어낸 소울푸드와 정크푸드 전자레인지, 라디오, 아웃도어, 생리대, 안전벨트, 선루프, 침낭등 캠핑용품… 모두 전쟁을 통해 발달한 우리 주변의 생활용품 들이다. 전쟁은 있어서는 안되지만 전쟁을 통해 과학기술이 혁신적으로 발달하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우리 생활주변으로 스며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속에서 생존에 직결되는 식생활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것은 […]

금속의 세계사 – 옛날 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금속의 세계사 – 옛날 이야기처럼 술술 읽히는 지금으로부터 꼭 한 달 전 주일 오후. 산책 겸 이진아 기념 도서관에 들렀다. 읽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던 책 몇 권을 골랐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금속의 세계사란 책이었다. 이 책에는 우리와 친근한 일곱가지 금속(구리-납-은-금-주석-철-수은)이 담겨 있는데, 그 순서가 인류가 사용하기 시작한 순서대로 되어 있어 ‘세계사’란 이름에 어울린다.

저는 분노조절이 안되는 호텔리어입니다

1.’저는 분노조절이 안되는 호텔리어입니다’ 배경 이야기 ‘저는 분노조절이 안되는 호텔리어입니다’는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르포다. 제이콥 톰스키(작가는 본인의 이름을 비롯한 인명을 모두 재구성해서 썼다고 한다)는 학자금대출이라는 빚을 짊어진채 취업문턱에서 연달아 좌절했던 젊은이였다. 철학이라는 전공은 오히려 취업에 방해요소로 작용될 뿐이었다. 그는 대리주차요원으로 호텔 일을 시작해 프론트 데스크를 거쳐 객실 지배인으로 승진한다. 겉으로 보면 승승장구하는

한강 산책 (홍제천-사천교-망원 코스)

숲속을 걷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 경사진 길은 곧 헐떡거림을 의미하기에 때론 물가를 걷는 것도 좋다. 한여름 땡볕만 아니라면 툭 터진 곳에서 햇살과 바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벚꾳 피는 봄날의 양재천도 좋고, 여름철 군데군데 그늘이 있고 발도 담글 수 있는 도심 한 복판 청계천도 좋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한강 산책이다. 그 가운데서도 역시 가까운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차茶를 너무나 좋아하는 큰 아이 책장에 늘 꽂혀있던 책,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이 내게로 왔다. 이 책은 차의 종류나 다도를 다룬 책은 아니다. 오히려 차를 중심으로 엮은 문화사에 가깝다. 흔히 영국인은 재미 없는 사람들이고 영국 음식은 맛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영국의 티 타임은 그 어느나라 보다 호화롭고, 그들의 공원이나 정원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이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근래들어 동생네 집이 빛나기 시작했다. 십오 년이 넘도록 살아온 같은 집인데 갈 때 마다 점점 더 말끔해진다. 엄마 집에 들어온 터라 엄마의 묵은 살림과 동생의 새 살림이 모여 구석구석 쌓였다. 가끔 보다 못해 치워주긴 했지만 어쩌다 들리는 나로선 역부족이었다. 비결을 묻는 내게 소개한 것이 ‘우리집엔 아무것도 없어’라는 일본 드라마와 ‘나는 단순하게

플라나리아 – 야마모토 후미오 단편소설집

토요일, 온 가족이 모처럼 시간이 났다. 산으로 오가는 길에서 봤던 찜질방에 갔다. 뜨거운 사우나나 목욕은 좋아하지 않지만, 따뜻한 바닥에서 뒹굴거리는 것은 매력적이다. 어렸을 때 아랫목에 이불 하나 펼쳐놓고 형제들이 함께 놀던 기억 때문일까. 오래전, 숲속에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 딱 한 번 가봤던 찜질방. 다시 가보니 목욕 시설은 오래되고 낡아 샤워만 하고 나왔지만, 넓은 마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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