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오시는 날
가을비 오시는 날을 습자지 같은 눈시울로 바라봅니다. 이런 날은 조금 앓아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당신은 오랜 음성의 무게와 기억으로 내 이마를 어루만지시겠지요. 옛 편지 아직 푸르고 무성하여 내겐 돌아갈 상처가 이토록 환합니다. 물이파리에 든 송사리처럼 절룩거리며 나는 어디로든 흘러가 앓아내고야 말 것 같습니다. 눈을 감고도 당신의 먼 자리에 깃들여 한 계절을 울 수 있을 것 […]
가을비 오시는 날을 습자지 같은 눈시울로 바라봅니다. 이런 날은 조금 앓아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당신은 오랜 음성의 무게와 기억으로 내 이마를 어루만지시겠지요. 옛 편지 아직 푸르고 무성하여 내겐 돌아갈 상처가 이토록 환합니다. 물이파리에 든 송사리처럼 절룩거리며 나는 어디로든 흘러가 앓아내고야 말 것 같습니다. 눈을 감고도 당신의 먼 자리에 깃들여 한 계절을 울 수 있을 것 […]
종로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으로 향했다. 처음에 탈 때는 빈 자리를 골라 앉아 갔지만, 홍제동을 지나면서 부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은평구를 넘어가자 정말 콩나물 시루처럼 되어 버렸다. 같은 버스에 타고 가던 누군가의 말처럼 “추석 연휴 동안 먹어 쌓인 기름 빼러 가는 것” 이란 생각에 격하게 공감했다. 북한산 하이킹 – 진관동~대남문~구기동 볕도 뜨겁고 여름처럼 더웠지만
한강 걷기 / 홍제천 – 한강 코스 지난 화요일. 볕도 그리 뜨거운 것 같지 않아 오래간만에 물가를 따라 걷기로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홍제천-한강 코스. 이 코스는 산과는 달리 평지라 오르내리는 것으로 힘들지는 않다. 그대신 바람이 심하다거나 볕이 뜨거운 날은 괴롭다. 하지만 홍제천은 줄곧 그늘이 져있어 여름에도 뜨거운 햇살을 피해 걸을 수 있다. 바로 고가도로 때문.
3D 프린팅의 명암 약 20년 전 쯤일까, 스트라타 비젼, 스트라타 스튜디오, 3D 맥스… 컴퓨터에서 입체를 디자인하고 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 놀라고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3D기술들이 축적되어 이제는 프린팅하고 결과물을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경제적, 기술적인 여러가지 장점들로 세계 각국에서 국가 차원에서 육성, 장려할 뿐 아니라 개인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
남대문 칼국수 골목 남해식당 남대문시장 안경점들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 회현동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칼국수 골목이 나온다. 처음엔 한 두 집이 시작했을 법한 곳인데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골목 한 쪽만 차지하고 있던 집들이 시간이 흐르다 보니 골목 양 쪽을 다 차지하게 되었고, 어느 틈에 지붕을 달더니 또 골목에 문도 달았다. 그저 건물과 건물 사이
글을 쓴다는 것 1. 글을 쓴다는 것은 바가지로 물을 퍼내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의 물은 바다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강일 수도, 졸졸 흐르는 시냇물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물물이거나 샘물일 수도 있다. 수량은 다르고 물 맛도 다르지만 퍼내도 퍼내도 계속 퍼낼 수 있다는 점은 같다. 내 샘이 작은 옹달샘 같아 물을 몇 바가지 떠내고 나면 없으리라 생각되어
마음, 생명의 근원 모든 지킬만한 것 중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 4:23 마음은 누가 훔쳐가기도 어렵지만 내 스스로 잃기는 어렵지 않다. 이런저런 근심 걱정이나 자랑거리, 아낄 만한 것들에 둘러 싸이다 보면 마음을 지키기란 어려운 일이 된다. 나이가 들고 세상의 때가 묻게 되면 될 수록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초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