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1장 다베라 화재와 메추라기 이야기

민수기 11장 다베라 화재와 메추라기 이야기 / 민수기 11장에는 다베라 화재 사건과 메추라기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건은 출애굽기 16장에도 기록되어 있다.

민수기 11장 다베라 화재와 메추라기 이야기

  • 백성이 여호와의 들으시기에 악한 말로 원망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진노하사 여호와의 불로 그들 중에 붙어서 진 끝을 사르게 하시매
  • 백성이 모세에게 부르짖으므로 모세가 여호와께 기도하니 불이 꺼졌더라
  • 그곳 이름을 다베라라 칭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불이 그들 중에 붙은 연고였더라 (민수기 11:1-3)

1. 다베라 화재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 1년간 시내 광야에서 지내다 길을 떠났다. 별 어려움 없이 지내던 그들은 광야길이 계속되자 불평하기 시작했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여정이 계속되어 불안하기도 하고 믿음도 약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도 그들은 하나님을 원망하고 노엽게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잘못을 깨우치게 하시고자 불을 내어 진 끝을 사르게 하셨다. 백성들은 겁에 질려 모세에게 부르짖었고, 모세가 기도하자 불이 꺼졌다. 금송아지 사건 이후 모세는 간절한 기도로 또 한 번 백성을 구했다.

이 사건이 있던 곳을 다베라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다베라(타브에라)는 말은 불붙다, 소멸하다는 뜻을 가진 ‘바아르’에서 유래한 말로 ‘불사름’이란 뜻이 있다. 하나님께 드릴 것은 원망과 불평이 아니라 감사와 충성이다.

  • 이스라엘 중에 섞여 사는 무리가 탐욕을 품으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가로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할꼬
  •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 없이 생선과 외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 이제는 우리 정력이 쇠약하되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 하니
  • 만나는 깟씨와 같고 모양은 진주와 같은 것이라
  • 백성이 두루 다니며 그것을 거두어 맷돌에 갈기도 하며 절구에 찧기도 하고 가마에 삶기도 하여 과자를 만들었으니 그 맛이 기름 섞은 과자맛 같았더라
  • 밤에 이슬이 진에 내릴 때에 만나도 같이 내렸더라
  • 백성의 온 가족들이 각기 장막 문에서 우는 것을 모세가 들으니라 이러므로 여호와의 진노가 심히 크고 모세도 기뻐하지 아니하여
  • 여호와께 여짜오되 주께서 어찌하여 종을 괴롭게 하시나이까 어찌하여 나로 주의 목전에 은혜를 입게 아니하시고 이 모든 백성을 내게 맡기사 나로 그 짐을 지게 하시나이까
  • 이 모든 백성을 내가 잉태하였나이까 내가 어찌 그들을 생산하였기에 주께서 나더러 양육하는 아비가 젖 먹는 아이를 품듯 그들을 품에 품고 주께서 그들의 열조에게 맹세하신 땅으로 가라 하시나이까
  • 이 모든 백성에게 줄 고기를 내가 어디서 얻으리이까 그들이 나를 향하여 울며 가로되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라 하온즉
  • 책임이 심히 중하여 나 혼자는 이 모든 백성을 질 수 없나이다
  • 주께서 내게 이같이 행하실찐대 구하옵나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즉시 나를 죽여 나로 나의 곤고함을 보지 않게 하옵소서 (민수기 11:4-15)

2. 백성의 불평과 모세의 부르짖음

백성 가운데 섞여 있던 이방인 무리는 탐욕을 품고 불평을 시작했다. 그들은 출애굽 때 섞여 나와 각각의 지파에서 식객 노릇을 하던 이들로, 신앙심이나 민족의식은 희박했던 걸로 보이며, 고비마다 쉽게 불평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땅히 바랄 것이 아닌데도 욕심을 품고 구하는 것이 탐욕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쉽게 전염된다. 그것은 어느새 이스라엘 자손에까지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애굽에 살 때는 고기와 생선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기껏해야 만나밖에 없다고 탄식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베풀어주시는 하늘 양식을 노예살이하면서 얻어먹던 것보다 하찮은 것으로 취급했다.

만나는 깟시와 같고 노르스름하고 투명하게 빛나는 것이 진주와 닮았다고 했다. 깟시는 고수(Coriander)의 씨다. 오랜 세월 향신료로 쓰여왔는데, 산화 손상 예방, 미생물 성장 억제, 기분 향상, 인지 능력 향상, 불안 완화, 신경 질환으로부터 보호 및 통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1.

민수기 11장 다베라 화재와 메추라기 이야기 깟시
고수 씨 @wikimedia

만나는 ‘이게 뭐냐?’는 뜻이었으나 번역을 거치며 이름이 되어버렸다. 밤새 이슬과 함께 진지 이곳저곳에 내렸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출애굽기 16장 말씀대로 거뒀다. 처음에는 그냥 먹었지만, 나중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공해 먹었다. 그 맛은 밀가루에 기름을 섞어 구운 과자 맛이었다. 이렇게 빻거나 열을 가해도 괜찮은 만나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 해가 뜨겁게 내리쬐면 녹아 사라져 버렸으니 신기하다.

근심에 싸인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다. 그 많은 백성을 혼자 이끌고 가는 것도 힘에 부쳤고, 당장 고기를 어디서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도 아득할 따름이었다. 모세는 차라리 그런 꼴을 보지 않도록 죽여달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

  •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노인 중 백성의 장로와 유사 되는 줄을 네가 아는 자 칠십인을 모아 데리고 회막 내 앞에 이르러 거기서 너와 함께 서게 하라
  • 내가 강림하여 거기서 너와 말하고 네게 임한 신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그들이 너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고 너 혼자 지지 아니하리라
  • 또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 몸을 거룩히 하여 내일 고기 먹기를 기다리라 너희가 울며 이르기를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할꼬 애굽에 있을 때가 우리에게 재미 있었다 하는 말이 여호와께 들렸으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실 것이라
  • 하루나 이틀이나 닷새나 열흘이나 이십일만 먹을 뿐 아니라
  • 코에서 넘쳐서 싫어하기까지 일개월간을 먹게 하시리니 이는 너희가 너희 중에 거하시는 여호와를 멸시하고 그 앞에서 울며 이르기를 우리가 어찌하여 애굽에서 나왔던고 함이라 하라
  • 모세가 가로되 나와 함께 있는 이 백성의 보행자가 육십만명이온데 주의 말씀이 일개월간 고기를 주어 먹게 하겠다 하시오니
  • 그들을 위하여 양떼와 소떼를 잡은들 족하오며 바다의 모든 고기를 모은들 족하오리이까
  •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여호와의 손이 짧아졌느냐 네가 이제 내 말이 네게 응하는 여부를 보리라 (민수기 11:16-23)

3. 하나님의 응답하심

모세도 하나님께 불평한 셈이지만, 긍휼하신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약함을 아시고 도우시며 책임져주신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응답하셨다. 모세를 도와 일할 70명의 지도자를 세워 데려오라 하셨고, 하나님을 멸시하고 불평하던 그들에게 냄새 맡기 싫을 정도로 한 달 동안 실컷 고기를 먹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하나님을 멸시했다고 하는 것은 애굽에서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자유하게 해주셨을 뿐 아니라 하늘 양식으로 먹여주심에도 오히려 옛날 종으로 받던 음식을 그리워하는 등 배은망덕한 마음을 품고 업신여김을 가리키신 것이다.

16절에 나오는 장로(자켄)은 경륜과 지혜, 덕망 있는 자를 말한다. 유사(쇼테림)은 군사, 행정에 유능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자 모세마저 쉽게 믿지 못하고 60만 명이나 되는 보행자를 어떻게 먹이냐고 의문을 가졌다. 물론 이 60만 보행자는 민수기 1장에서 나왔던 것처럼 20세 이상 싸움에 나갈만한 남자 숫자(603,550명)였다. 여자와 어린이, 노인까지 합하면 당연히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여호와의 손이 짧아졌느냐 네가 이제 내 말이 네게 응하는 여부를 보리라’고 하신다.

  • 모세가 나가서 여호와의 말씀을 백성에게 고하고 백성의 장로 칠십인을 모아 장막에 둘러 세우매
  •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그에게 임한 신을 칠십 장로에게도 임하게 하시니 신이 임하신 때에 그들이 예언을 하다가 다시는 아니하였더라
  • 그 녹명된 자 중 엘닷이라 하는 자와 메닷이라 하는 자 두 사람이 진에 머물고 회막에 나아가지 아니하였으나 그들에게도 신이 임하였으므로 진에서 예언한지라
  • 한 소년이 달려와서 모세에게 고하여 가로되 엘닷과 메닷이 진중에서 예언하더이다 하매
  • 택한 자 중 한 사람 곧 모세를 섬기는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말하여 가로되 내 주 모세여 금하소서
  • 모세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위하여 시기하느냐 여호와께서 그 신을 그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 진중으로 돌아왔더라 (민수기 11:24-30)

4. 70명의 지도자

모세는 말씀대로 장로 70명을 회막 주위에 둘러서게 했다. 하나님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시고 모세에게 임했던 하나님의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셨다. 그때 그들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함께 있지 않았던 두 사람 엘닷과 메닷도 하나님의 영을 받아 예언하였다.

이 일을 전해 들은 여호수아는 모세에게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모세의 권위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가 받지 못한 것에 질투해서 그런지 그 동기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모세는 그에게 오히려 ‘온 백성이 모두 하나님의 영을 받아 예언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모세의 고달픔과 백성에 대한 사랑, 하나님께 대한 충성된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 바람이 여호와에게로서 나와 바다에서부터 메추라기를 몰아 진 곁 이편 저편 곧 진 사방으로 각기 하룻길 되는 지면 위 두 규빗쯤에 내리게 한지라
  • 백성이 일어나 종일 종야와 그 이튿날 종일토록 메추라기를 모으니 적게 모은 자도 십 호멜이라 그들이 자기를 위하여 진 사면에 펴 두었더라
  • 고기가 아직 잇사이에 있어 씹히기 전에 여호와께서 백성에게 대하여 진노하사 심히 큰 재앙으로 치셨으므로
  • 그 곳 이름을 기브롯 핫다아와라 칭하였으니 탐욕을 낸 백성을 거기 장사함이었더라
  • 백성이 기브롯 핫다아와에서 진행하여 하세롯에 이르러 거기 거하니라 (민수기 11:31-35)

5. 메추라기 고기

저가 동풍으로 하늘에서 일게 하시며 그 권능으로 남풍을 인도하시고

저희에게 고기를 티끌 같이 내리시니 곧 바다 모래 같은 나는 새라

그 진 중에 떨어지게 하사 그 거처에 둘리셨도다

저희가 먹고 배불렀나니 하나님이 저희 소욕대로 주셨도다 (시편 76:26~29)

당시 다베라를 거쳐 행진하던 위치는 시나이반도 동쪽 어디쯤으로 추측된다. 홍해는 시나이반도를 중심으로 서쪽의 수에즈만과 동쪽의 아카바만으로 나뉜다. 이때쯤 아카바만에서 지중해 쪽으로 동남풍이 부는데, 아프리카에서 이동하던 철새 중 일부가 휩쓸려 들어오는 일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200여만 명이나 되는 백성들이 한 달 동안 질리도록 먹게 되는 양이면 일반적인 자연현상으로는 설명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민수기 11장 다베라 화재와 메추라기 이야기 시나이반도
시나이반도와 동쪽 아카바만

바람이 몰아온 메추라기가 진 사방으로 하룻길 되는 지면 위에 2 규빗(약 1미터)이나 내리게 하셨다. 비처럼 마구 떨어지는 메추라기를 백성들은 그저 줍기만 하면 될 정도였다. 그들은 이틀 동안 종일 메추라기를 잡았는데, 아무리 못 잡은 사람도 10호멜 이상씩 잡을 정도였다.

호멜(Homer)은 당나귀라는 뜻으로 1호멜(230리터)은 당나귀가 한 번에 질 수 있는 양을 말한다. 쌀 1가마니 80kg가 180리터니, 1호멜이면 쌀 한 가마니 반이다. 10호멜이면 메추라기를 15가마니 이상 잡았다는 것이 되겠다. 고기를 먹겠다는 일념에 그들이 얼마나 탐욕스럽게 메추라기를 주워 모았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건조해 오래 보관하기 위해 메추라기를 널어놓고 실컷 먹었다. 하지만 그 고기가 아직 이 사이에 끼어있는 동안에(다 먹어 없애기도 전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큰 재앙으로 치셨다. 아무래도 불평을 선동했던 자들일 것이다. 배부른 것이 꼭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악한 자의 번영이 멸망의 전주곡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그곳을 사람들은 기브롯하다아와라고 불렀다. 그것은 탐욕의 무덤이라는 뜻이다. 시내산에서 3일 길 되는 바란 광야 어디쯤이라고만 알려질 뿐,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는다. 그들은 그곳을 떠나 하세롯에 머물러 진을 쳤다. 하세롯은 울타리, 마을이란 뜻이다.

맺는말

가나안 땅으로 가는 광야의 여정은 마치 천국을 향해 가는 우리 인생길과 흡사하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가는 동안 우리를 책임져주실 것은 알지만,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노후 대비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은 보이지 않고 까마득하다. 인생을 사는 동안 한 번도 낙담하지 않고 부르짖어 기도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을까.

그렇더라도 하나님을 멸시하고 죄악된 옛 생활을 그리워하는 짓을 저지르지는 말자. 우리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은 긍휼하셔서 모든 쓸 것을 미리 예비하시고 보살피시며 책임져 주시지만, 능멸하는 자를 벌하기도 하심을 알자.

먼저 지친자를 손가락질 하는 대신 모세처럼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 보듬어주며 감사함으로 하루하루의 인생을 살자. 쓸데 없는 걱정으로 어울리지 않게 길게 보지 말자. 인생의 끝은 하나님 품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일용할 것들을 채워주김에 감사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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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고수 잎과 고수씨의 강력한 건강상의 이점, 2021. 5. 24. Merco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