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0장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

레위기 10장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 / 나답과 아비후는 아론의 아들입니다. 레위기 8장에 제사장 위임식 장면이 나오고, 9장에서는 첫번째 임무수행이 나오는 걸 보면, 10장에서 벌어진 일은 그들이 제사장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던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벌써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벌을 받아 그 자리에서 죽게 되었고, 아론의 다른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만 남아 제사장 직분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 관한 이야기는 역대상 24장에도 나옵니다.

레위기 10장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

  •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의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 불이 여호와 앞에서 나와 그들을 삼키매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은지라
  •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이는 여호와의 말씀이라 이르시기를 나는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 내가 거룩하다 함을 얻겠고 온 백성 앞에 내가 영광을 얻으리라 하셨느니라 아론이 잠잠하니
  • 모세가 아론의 아자비 웃시엘의 아들 미사엘과 엘사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 나아와 너희 형제들을 성소 앞에서 진 밖으로 메어 가라 하매
  • 그들이 나아와 모세의 명대로 그들을 옷 입은채 진 밖으로 메어 내니
  • 모세가 아론과 그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이르되 너희는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지 말아서 너희 죽음을 면하고 여호와의 진노가 온 회중에게 미침을 면케 하라 오직 너희 형제 이스라엘 온 족속이 여호와의 치신 불로 인하여 슬퍼할 것이니라
  • 여호와의 관유가 너희에게 있은즉 너희는 회막문에 나가지 말아서 죽음을 면할찌니라 그들이 모세의 명대로 하니라 (레위기 10:1-7)
레위기 10장 나답과 아비후, 엘르아살과 이다말 @flickr

1.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각각 자기 향로를 가져다가 불을 담아 향을 피워 하나님께 바쳤다. 그런데 이 불은 하나님께서 바치라고 하셨던 불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번제단의 불을 꺼뜨리지 말라(레위기 6:1-5)고 하셨고, 저녁에 등불을 켜고 아침에 등불을 정리할 때마다 분향단에 향기로운 향을 살르라고 하셨다(출애굽기 30:7). 향은 번제단의 거룩한 불로 살라야 했다.

번제단의 불이 거룩한 까닭은 그 불이 사람이 피운 불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불이었기 때문이다. 레위기 9장 24절에 보면 하나님께로부터 불길이 나와 번제단의 제물을 사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했다. 하나님의 영광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자기 마음대로 아무 불이나 가져다 향을 피웠다.

그러자 하나님 앞에서 불이 나와 나답과 아비후를 집어삼켰고, 그들은 죽고 말았다. 모세는 아론에게 ‘나를 가까이 하는 자 중에 내가 거룩하다 함을 얻겠고, 온 백성 앞에 내가 영광을 얻으리라’ 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전했다. 아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모세는 아론의 삼촌 웃시엘의 아들인 미사엘과 엘사반을 불러 죽은 조카들을 입은 옷 그대로 진영 밖으로 옮겼다.

모세는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머리를 풀거나 옷을 찢지 않도록 했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장례 때 옷을 찢고 베로 허리를 묶고 애곡하는 풍습이 있었다(창세기 23, 37, 사무엘하 1). 욥은 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었다(욥기 1). 하지만 그들은 그래서는 안 되었다. ‘여호와의 관유가 너희에게 있은즉, 너희는 회막문에 나가지 말아서 죽음을 면할지니라’고 했다. 즉 너희는 기름 부음 받은 제사장이니 장례 지낸다고 회막문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나는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제사장인 까닭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나답과 아비후가 그들의 형제지만, 그들의 죽음을 지나치게 애통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벌주신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사장은 그래서는 안 되었다.

  •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일러 가라사대
  • 너나 네 자손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말아서 너희 사망을 면하라 이는 너희 대대로 영영한 규례라
  • 그리하여야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고
  • 또 여호와가 모세로 명한 모든 규례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르치리라
  • 모세가 아론과 그 남은 아들 엘르아살에게와 이다말에게 이르되 여호와께 드린 화제중 소제의 남은 것은 지극히 거룩하니 너희는 그것을 취하여 누룩을 넣지 말고 단 곁에서 먹되
  • 이는 여호와의 화제중 네 응식과 네 아들의 응식인즉 너희는 그것을 거룩한 곳에서 먹으라 내가 명령을 받았느니라
  • 흔든 가슴과 든 뒷다리는 너와 네 자녀가 너와 함께 정결한 곳에서 먹을찌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의 화목제 희생 중에서 네 응식과 네 자손의 응식으로 주신 것임이니라
  • 그 든 뒷다리와 흔든 가슴을 화제의 기름과 함께 가져다가 여호와 앞에 흔들어 요제를 삼을찌니 이는 여호와의 명령대로 너와 네 자손의 영원한 응식이니라 (레위기 10:8-15)

2. 제사장이 지켜야 할 것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이 회막에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고 회막에 들어가는 것을 금하셨다. 술에 취해 분별력이 없어져 무엇이 거룩하고 속된지 구분하지 못하게 될 것을 방지하셨다. 나답과 아비후 사건이 있고 난 다음 하신 말씀인 걸로 보아 그들이 취한 상태로 회막에 섬기러 들어갔다가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하나님을 우습게 보지 말자.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하나님에 대한 조롱이 넘쳐난다. 하나님께서는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시며,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게 된다(갈라디아서 6:7).

모세는 아론과 남은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하나님께 드리고 남은 제물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전했다. 응식(應食, due, share)은 마땅히 받아야할 직무에 상응하여 받는 녹을 말한다. 녹은 관리가 받는 급료로 보통 현물로 지급된다.

  1. 소제물(곡식제물)은 지극히 거룩하므로 누룩을 넣지 말고 번제단 옆, 거룩한 곳에서 먹어야 한다.
  2. 요제로 바친 가슴과 뒷다리는 자녀들과 함께 정결한 곳에서 먹으면 된다.
  • 모세가 속죄제 드린 염소를 찾은즉 이미 불살랐는지라 그가 아론의 남은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에게 노하여 가로되
  • 이 속죄제 희생은 지극히 거룩하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거룩한 곳에서 먹지 아니하였느뇨 이는 너희로 회중의 죄를 담당하여 그들을 위하여 여호와 앞에 속하게 하려고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 그 피를 성소에 들여오지 아니하였으니 그 제육은 너희가 나의 명한 대로 거룩한 곳에서 먹었어야 할 것이니라
  • 아론이 모세에게 이르되 오늘 그들이 그 속죄제와 번제를 여호와께 드렸어도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거늘 오늘 내가 속죄 제육을 먹었더면 여호와께서 어찌 선히 여기셨으리요
  • 모세가 그 말을 듣고 좋게 여겼더라 (레위기 10:16-20)

3. 속죄제물을 먹지 못한 제사장

남은 속죄 제물은 제사장 몫으로 하나님께서 정해놓으셨기 때문에 아론과 남은 아들들은 거룩한 곳에서 그 염소의 남은 고기를 먹어야 했다. 따라서 그걸 먹지 않고 태워버린 것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규례를 어긴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아들의 죽음에 대한 항의로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론의 말을 듣고 모세는 오히려 자기 생각을 바꿨다. 아론의 심정은 복잡했을 것이다. 제사장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들 둘이 회막에 들어가 잘못을 저질렀다. 잘못 키웠다는 죄책감에 아들이 죽었다는 슬픔이 더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내리신 벌이 합당했기에 비통함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그들은 차마 목구멍으로 고기를 넘길 수 없었을 것이다. ‘오늘 내가 속죄 제육을 먹었다면 여호와께서 어찌 선히 여기셨으리요’라고 한 것은 공의의 하나님인 동시에 긍휼하신 하나님을 바라봤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한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마가복음 2:27)고 하셨다. 제사장 아히멜렉은 굶주린 다윗 일행에게 거룩한 진설병을 먹였다(사무엘상 21:6). 하나님께서는 인자하시며 엄위하시다(로마서 11:22). 하나님께서는 우리 중심, 우리 믿음을 보신다. 하나님의 인자 가운데 거하는 우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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