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8장 성(性)에 관한 기준 / 레위기 18장에서는 성에 관한 기준을 말씀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거룩하라고 하신 것은 모두 생명과 연관되어 있다. 생명 오염의 결과는 죽음이다. 영적 타락이 곧 성적 타락과 연결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성적 타락은 다른 죄와 달리 자기 몸에 짓는 죄이기에 더욱 엄중하다. 그것은 나를 죽이고 상대를 죽인다. 더불어 영까지 죽인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모든 죄는 인간의 욕망을 촉발된 결과다. 그중에서도 성욕은 인간을 타락시키는 가장 손쉽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혼탁한 세상에서 바르게 살기 위해 성에 관한 바른 기준이 필요한 것은 레위기 당시 사람들이나 오늘날이나 마찬가지다.

레위기 18장 성(性)에 관한 기준
-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 너희는 그 거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좇지 말며 내가 너희를 인도할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도 행하지 말고
- 너희는 나의 법도를 좇으며 나의 규례를 지켜 그대로 행하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 너희는 나의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 사람이 이를 행하면 그로 인하여 살리라 나는 여호와니라 (레위기 18:1-5)
1. 이방 풍속을 따르지 말것
하나님께서는 전에 종살이하던 애굽의 풍속은 물론, 앞으로 들어가 살게 될 가나안 땅의 풍속도 따르지 말라고 하셨다. 애굽과 가나안은 모두 함의 후손이다. 이들은 신기하게도 영육이 모두 타락하여 하나님의 뜻과는 반대로 나아갔다. 그들은 제국을 세우고 높은 탑을 세웠으며 많은 우상을 만들어냈다.함과 가나안에 내린 노아의 저주는 저주라기 보다 차라리 예언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따라야 할 것은 애굽이나 가나안 같은 이방 풍속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법도, 하나님의 규례였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나날이 바뀌는 세상 풍조를 좇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 너희는 골육지친을 가까이하여 그 하체를 범치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
- 네 어미의 하체는 곧 네 아비의 하체니 너는 범치 말라 그는 네 어미인즉 너는 그의 하체를 범치 말찌니라
- 너는 계모의 하체를 범치 말라 이는 네 아비의 하체니라
- 너는 네 자매 곧 네 아비의 딸이나 네 어미의 딸이나 집에서나 타처에서 출생하였음을 물론하고 그들의 하체를 범치 말찌니라
- 너는 손녀나 외손녀의 하체를 범치 말라 이는 너의 하체니라
- 네 계모가 네 아비에게 낳은 딸은 네 누이니 너는 그 하체를 범치 말찌니라
- 너는 고모의 하체를 범치 말라 그는 네 아비의 골육지친이니라
- 너는 이모의 하체를 범치 말라 그는 네 어미의 골육지친이니라
- 너는 네 아비 형제의 아내를 가까이하여 그 하체를 범치 말라 그는 네 백숙모니라
- 너는 자부의 하체를 범치 말라 그는 네 아들의 아내니 그 하체를 범치 말찌니라
- 너는 형제의 아내의 하체를 범치 말라 이는 네 형제의 하체니라
- 너는 여인과 그 여인의 딸의 하체를 아울러 범치 말며 또 그 여인의 손녀나 외손녀를 아울러 취하여 그 하체를 범치 말라 그들은 그의 골육지친이니 이는 악행이니라
- 너는 아내가 생존할 동안에 그 형제를 취하여 하체를 범하여 그로 투기케 하지 말찌니라 (레위기 18:6-18)
2. 근친상간, 근친혼 금지
하나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의 골육지친(骨肉之親, 친족)과 가까이하여 그 하체를 범하지 말라고 하셨다. 하체를 범한다는 말은 벌거벗음을 드러낸다(to uncover their nakedness), 잠자리를 함께한다, 동침한다는 의미다. 즉, 근친상간이나 근친결혼은 안 된다는 말씀이다. 그 대상은 다음과 같다.
- 어머니
- 계모(아버지의 아내)
- 누나, 누이동생 (친동생은 물론 이복동생이나 데리고 들어온 누이 포함)
- 손녀, 외손녀
- 고모 (아버지의 형제)
- 이모 (어머니의 형제)
- 백모, 숙모 (아버지 형제의 아내)
- 며느리
- 형수, 제수 (형제의 아내)
- 잠자리를 같이했던 여자의 딸, 손녀, 외손녀
- 처제, 처형 (아내의 형제)
특이하게도 아내의 형제와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아내가 살아있는 동안 금지였다. 아마 형이 죽으면 그 아내에게 장가들어 아들을 보게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였던 것 같다. 여기까지 읽고 ‘그럼 장모는?’ 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답은 역시 금지다. 20장 14절에 그런 사람은 장모와 사위 모두 불에 태워 죽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정말 당연한 것들이지만, 애굽이나 가나안에서는 흔히 행해지던 일들이었다. 특히 이집트 왕실에서는 혈통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남매끼리 결혼했다. 이런 잘못된 관계는 유럽 왕실로도 이어져 유전병이 늘어났다. 합스부르크왕가의 주걱턱, 메디치가의 구루병은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유럽 왕실은 모두 혈연관계로 맺어진 까닭에 유전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초기 인류는 근친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성경에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가인과 아벨, 그리고 셋의 배우자는 누구였단 말인가. 하지만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율법으로 막으신 것에는 윤리 도덕적 이유도 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유전병 방지 같은 과학적 이유도 있다.
- 너는 여인이 경도로 불결할 동안에 그에게 가까이하여 그 하체를 범치 말찌니라
- 너는 타인의 아내와 통간하여 그로 자기를 더럽히지 말찌니라
- 너는 결단코 자녀를 몰렉에게 주어 불로 통과케 말아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
- 너는 여자와 교합함 같이 남자와 교합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
- 너는 짐승과 교합하여 자기를 더럽히지 말며 여자가 된 자는 짐승 앞에 서서 그것과 교접하지 말라 이는 문란한 일이니라 (레위기 18:19-23)
3. 기타 해서는 안 되는 관계
그밖에 가져서는 안 되는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 월경 중인 여자 (레위기 15장에서 언급된 바 있다)
- 네 이웃의 아내
- 남자끼리 갖는 관계 (동성애)
- 짐승과 교접 (수간)
- 자녀를 몰렉에게 제물로 바치는 행위
① 생리 중인 여자의 몸은 각종 질병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② 남의 아내와 간음하는 것은 자기를 더럽히는 행위다. ③ 동성애는 가증(可憎)한 일(abomination, 토에바)이라 말씀하신다. ④ 짐승과 교접하는 것은 문란(紊亂)한 일(confusion, 테벨)이다. 질서와 정도에서 벗어난 뒤틀리고 혼란스러운 짓이라는 의미다. 성은 생명과 관련된 거룩한 일이다. 함부로 더럽힐 영역의 것이 아니다.
히타이트족의 법은 대상 동물에 따라 합법, 위법을 규정했다. 예를 들어 양이나 소, 돼지, 개와의 수간은 불법이지만, 말이나 나귀는 금지 대상이 아니었다. 또 가나안 신화에서 신들과 동물의 교접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 영향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⑤ 자기 자식을 우상에게 제물로 바치는 것은 자기 욕심을 위해 천륜을 어기고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일일뿐더러, 부부라는 더없이 친밀하고 거룩한 관계의 열매를 손상시키는 행위다. 몰렉에게 자식을 바치는 의식은 불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행해졌다. 믿기 어려운 이런 인신공양 풍습은 페니키아의 해상무역 루트를 통해 퍼져나갔고, 실제로 암만, 튀니지 등에서 그 유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 너희는 이 모든 일로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내가 너희의 앞에서 쫓아 내는 족속들이 이 모든 일로 인하여 더러워졌고
- 그 땅도 더러워졌으므로 내가 그 악을 인하여 벌하고 그 땅도 스스로 그 거민을 토하여 내느니라
- 그러므로 너희 곧 너희의 동족이나 혹시 너희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이나 나의 규례와 법도를 지키고 이런 가증한 일의 하나도 행하지 말라
- 너희의 전에 있던 그 땅 거민이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였고 그 땅도 더러워졌느니라
- 너희도 더럽히면 그 땅이 너희 있기 전 거민을 토함 같이 너희를 토할까 하노라
- 무릇 이 가증한 일을 하나라도 행하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지리라
- 그러므로 너희는 내 명령을 지키고 너희 있기 전에 행하던 가증한 풍속을 하나라도 좇음으로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 (레위기 18:24-30)
4. 마무리 말씀
가나안 땅은 본래 함의 후손 가나안의 자손이 살던 땅이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그들은 자신뿐 아니라 그 땅을 더럽혔고, 그 죄악상은 그 땅마저 스스로 가나안 사람들을 토해낼 지경이었다.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짓고 에덴을 떠나야 했고, 가인도 아벨을 죽인 다음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었다. 가나안 사람들도 마찬가지 신세가 되었다.
이제 그들 대신 들어가 살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도 다를 바 없다. 그들도 말씀을 어기고 살아 더럽게 되면 그 땅에서 토해냄을 당하고 백성 중에서 끊어지게 될 것이다. 그들이 지킬 것은 세상 풍조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이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세상 시류와 풍속인가. 아니면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 말씀인가.
레위기 18장은 앞으로 나올 20장과 더불어 성(性)에 관한 기준을 다루고 있다. 성은 생명을 위한 것이며, 거룩하게 지켜져야 할 영역이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1장에서 말씀하셨을 때처럼 ‘무엇을 하라’ 말씀하지 않으시고 ‘무엇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그것은 나머지에 대한 자유를 의미한다. 허락하신 관계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친밀한 행위며 기쁨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성에 대한 기준은 인간을 방해하는 고리타분한 것, 이제는 바뀌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생명과 가정의 거룩함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