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장 13절 소금이 맛을 잃는다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태복음 5:13)

1. 소금이 맛을 잃는다고?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마태복음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소금이 맛을 잃는다니. 대체 소금이 맛을 잃을 수 있나요? 이것은 정체성을 잃지 말라는 그저 비유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늘 쓰는 짠 맛을 내는 소금은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85~88%, 정제염은 99%에 달합니다. 천일염보다 짜다고 느끼는 히말라야 핑크 솔트는 정제염이 아닌데도 97%나 됩니다. 그런데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은 핑크빛을 띠게 하는 철분을 비롯한 미네랄 때문입니다.

이런 소금은 물에 녹으면 형체도 없이 사라집니다. 천일염의 염도가 80%대지만, 보통 9~12%는 수분이라 흔적도 남지 않습니다. 이런 소금을 사용하는 우리로서는 소금이 맛을 잃고 길바닥에 던져져 밟히게 된다는 말이 그저 비유로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2. 마태복음에 나오는 소금, 우리가 아는 소금이 아니다

그런데 마태복음에 나오는 그 소금의 정체를 알면, 예수님의 그 말씀이 그냥 있는 사실을 그대로 묘사하신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알기 쉽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하셨지만, 소금은 그럴 필요없을 만큼 직관적인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소금은 우리가 아는 소금이 아니었습니다. 사해 주변에서 캐낸 소금 덩어리였죠. 이것은 순수한 소금 성분 외에도 석고, 석회, 모래, 흙 같은 불순물이 함께 섞여 뭉쳐진 딱딱한 크러스트 반죽 같은 형태였습니다.

마태복음 5장 13절 소금이 맛을 잃는다고? - 소돔산의 암염 소금 지느러미
소돔산의 암염 – 소금 지느러미 @wikipedia CC

사해 소돔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상태의 암염, 솔트 카르스트(Salt Karst)지형입니다. 빗물에 의해 소금 성분이 씻기고, 상대적으로 단단한 불순물 부분은 덜 녹아 날카로운 소금 지느러미(Salt Fins)를 만들어 냅니다. 사진에서 하얀 부분은 순도가 높은 소금층이고, 어둡고 거친 부분은 진흙이나 모래가 섞인 층입니다.

마태복음 5장 13절 소금이 맛을 잃는다고? - 사해 소돔산 절벽에 드러난 암염
사해, 소돔산 절벽에 드러난 암염 @wikimedia CC

암염(Rock Salt)을 사용하기 위해 절벽에서 떼어내고 남은 고대 암염 블록 벽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깨끗한 소금 결정이 아니라, 불순물과 뒤섞인채 단단하게 굳은 소금 바위의 실제 모습입니다.

세로로 하얗게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자국은 소금이 수분에 녹아내리다 다시 결정으로 맺힌 자국입니다. 실시간으로 짠맛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지요. 그러다 소금이 다 녹아내려 맛을 다 잃게 되면 거무튀튀한 부분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3. 고대 이스라엘 부엌의 소금

이런 바위 소금은 크게 작은 돌멩이와 넓적한 판재, 두 가지 형태로 쓰였습니다.

가. 조리용 작은 돌멩이 암염

암염은 바위 소금이라는 이름 그대로 돌처럼 딱딱했습니다. 게다가 석회나 모래 같은 불순물이 많아, 그대로 요리에 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절구나 맷돌로 잘게 부수고 물에 녹여 불순물을 걸러낸 다음 윗물만 사용하는 식으로 썼죠. 대략 0.5~3cm 정도 크기의 거친 형태였습니다.

나. 화덕 받침 및 연소 촉매용 소금 판

고대 이스라엘 가정에서는 장작대신 짐승 배설물과 짚을 섞어 만든 것을 땔감으로 사용했습니다. 이 땔감은 오래 타는 장점은 있었지만 화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화덕 바닥에 평평한 암염 판을 받침으로 깔아두고 열 촉매제로 사용했습니다. 이 소금판이 땔감의 열을 흡수해 화덕 전체로 골고루 전달하고, 열기를 오래 붙잡아 주었던 거죠.

📌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왜 장작대신 배설물 연료를 사용했을까요?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은 나무가 귀했습니다. 기후가 건조하고 나무가 울창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남아있는 나무도 염소들이 잎을 갉아먹어 크게 자라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장작은 왕실이나 성전 제사용, 혹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일반 서민들은 일상적인 요리와 난방을 위해 가축의 배설물을 짚과 섞어 반죽해 말려서 땔감으로 활용했습니다.

바짝 마른 초식 동물의 똥은 섬유질이 많아 불이 천천히, 그리고 일정한 온도로 오래 타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은근한 불로 오랜 시간 빵을 구워야 하는 화덕(오븐)에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게다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장작과 달리, 소, 나귀, 낙타의 배설물로 만든 Dung Cake는 가축만 키우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원이었습니다.

다. 가루 – 제사, 토양 정화

모든 번제물과 소제물(곡식 제사)에는 반드시 소금을 치라고 하셨습니다. 부패를 방지할뿐 아니라 그 특성 때문에 파기되지 않는 영원함, 제물의 순수성과 헌신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레위기 2장 소제(곡식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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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땅에 뿌려 토지 정화나 비료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소금과 달리, 복합 미네랄 덩어리였던 당시 사해 암염은 현대 비료의 3대 요소(질소, 인산, 칼륨)중 하나인 칼륨이 풍부했습니다. 또, 두엄을 만들 때도 소금을 넣어, 너무 빨리 썩어버리지 않고 핵심 영양소가 날아가지 않도록 보존제로 쓰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염분에 취약한 잡초 제거나 병충해 방지, 건조한 이스라엘 땅에서 토양이 수분을 머금도록 돕는 역할까지 했으니, 소금은 농사에도 없어서는 안될 요소였습니다.

라. 건축 및 도로 포장재로 재활용

물에 여러 번 우려내어 염분이 모두 빠져나가고 모래와 석회질만 남은 껍데기 암염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맛을 잃은 소금’이 바로 이 상태를 뜻합니다.

짠맛이 빠진 암염은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부엌 밖으로 버려졌습니다. 주로 사람들이 다니는 길바닥에 뿌려 흙이 질퍽거리지 않도록 다지거나 수풀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밟히게 두었습니다. 화덕 받침으로 쓰였던 암염 판도 소금 성분이 날아가 촉매 기능이 떨어지면 화덕 밖으로 뜯겨나갔습니다.

또 당시 주택은 진흙으로 만들었는데, 지붕 위에 뿌려 단단하게 굳히는 보수재로도 쓰였습니다.

4. 본질과 외형

고대 이스라엘에서 쓰던 암염. 짠맛을 잃기 전과 후,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보기엔 그럴싸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가 됩니다.

믿는 성도가 그 짠맛을 잃어버리면, 아무리 봉사를 비롯한 종교적 열심을 내어도, 은혜와 진리는 다 빠져나간 생명력 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본질을 잃은 그리스도인의 최후는 무엇입니까. 세상의 조롱이 되고 밟히는 소금과 같이 되지 않겠습니까.

내 안의 예수 그리스도, 성령 하나님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포도 나무라면, 우리는 그 가지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져나간 가지는 잠시 동안은 살아있는 것 같으나, 곧 시들어 버립니다. 사실은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순간 죽은 존재지만 우리는 잘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도 얼마동안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나 실은 죽은 존재가 됩니다.

세상의 염려와 유혹에 본질을 빼앗기지 말고, 말씀과 기도를 통해 끊임없는 교제를 유지합시다. 나를 소금으로 볼지, 짠맛을 잃은 그저 돌덩이로 볼지 판단하시는 분은 세상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심을 명심합시다.

내가 얼마나 훌륭한 돌인가 자랑하지 말고, 내 안에 얼마나 소금이 담겨 있는가를 지키는 하루를 보냅시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추어 말씀을 나누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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