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회개, 믿음, 행위 그리고 구원

1. 한 동영상 – 마지막 심판에 관하여

한 동영상을 봤다. 구원, 마지막 심판에 관한 내용이었다. ‘주여 주여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태복음 7:21)’와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빌립보서 2:12)’는 말씀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몇 가지 경우가 제시되었다. 모두 크리스천이었다. 신실한 신자였고, 주일학교 교사였고, 목사였다. 하지만 그것은 본인 생각일 뿐, 하나님 보시기엔 그렇지 않았다. 하나님을 모르는 자였고, 부인하는 자들이었다. 하나님을 안다면 그렇게 행동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세상성공과 자기 유익을 구했다. 교인들 간에 좋지 않은 소문을 내 서로 불신하고 이간시켰다. 자기 정욕을 좇아 아내와 이혼하고 재혼하면서 자기 죄를 정당화하는 설교를 했다. 죄와 지옥에 대한 설교 대신, 사람들 귀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해 그릇된 길로 이끌었다. 그들 교회 일에 열심이었고 많은 이들을 하나님께 인도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영상을 보는 내내 다 내 이야기인 것 같아 덜덜 떨면서 봤다. 믿기 전에는 내가 왜 죄인이냐고 항변했지만, 이제는 그 많은 죄를 어떻게 일일이 찾아 회개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2. 로마서 1장 28~32절 – 죄의 목록

로마서 1장 28절부터 32절까지 나오는 죄의 목록을 보자. 바로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하는 자들이 내키는 대로 하는 합당치 못한 일’ 리스트다.

  •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
  • 시기
  • 살인
  • 분쟁
  • 사기
  • 악독이 가득한 자
  • 수군수군하는 자
  • 비방하는 자
  •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
  • 능욕하는 자
  • 악을 도모하는 자
  • 부모를 거역하는 자
  • 우매한 자
  • 배약하는 자
  • 무정한 자
  • 무자비한 자

특히 추악, 악의, 분쟁, 수군수군, 비방, 교만, 자랑, 우매, 부모 거역, 무정, 무자비란 말에서 많은 찔림을 받았다. 요한일서 3:15에 보면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 살인하는 자마다 영생이 그 속에 거하지 아니하는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고 했다. 마태복음 5:22에는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말씀을 어기며 살아왔나. 또 그것을 얼마나 합리화하면서 살아왔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손이 차가워진다.

3. 구원, 나 같은 사람은 가망이 없나?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전, 죄인 줄도 모르고 지었던 죄, 너무 많고 오래되어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죄. 동영상에 보면 내가 미처 깨닫지도 못한 죄 때문에 생명책에 이름이 기록되지 않고 불못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런 죄들을 어떻게 끌어모아 회개할 수 있나. 도대체 내가 지은 죄를 일일이 찾아 회개하는 것이 가능하긴 할까? 다 회개한 줄 알았는데, 어쩌다 하나 놓친 것이 있으면 마지막 때 어떻게 할까?

게다가 ‘사람이 선을 행할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야고보서 4:17)’라 했고,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로마서 14:23)’ 라고 하지 않았나. 사실 율법은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비춰주는 거울일 뿐, 그것으로 내 죄를 없앨 수는 없다. 그럼 나는,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죄를 짓고, 또 미처 회개하지 못한 죄가 남아있는 나는 아주 가망이 없는 것인가? 어떤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일까?

4. 회개, 무엇을 회개하는가?

이런 동영상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믿고 구원을 받았다고 하지만, 놓치고 생각 못 한 죄도 있을 것 같고 또 사실 내가 갑자기 거룩한 사람이 되어 앞으로 죄는 절대 짓지 않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럼 무슨 방도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든다. 다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하지만 출발부터 잘못된 생각이다. 그것은 회개가 무엇이냐, 무엇을 회개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회개란 우리의 죄 하나하나를 다 집어내서 일일이 회개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생명을 얻는 회개는 나라는 존재 자체를 회개하는 것, 내가 하나님을 밀어내고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 했던 죄인이었던 것을 회개하는 것이다.

나무로 비교하면 우리는 뿌리부터 온통 잘못된 존재다. 나쁜 나무기에 맺는 열매마다 죄 나쁜 열매다. 열매 몇 개 따내 봤자 결국 근원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우리에게는 범죄할수 밖에 없는 근원적인 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떠나있는 나의 존재가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죄를 지어서 죄인이 된 것이 아니라, 죄인이기에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지은 기억나는 몇 가지의 죄 때문만이 아니라, 뿌리부터 죄인인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뿌리부터 통째로 죄인인 ‘죄 나무’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맺히는 열매는 죄 열매였던 것입니다.

내 존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는 회개는 죄의 열매만을 따내는 것뿐입니다. 이것은 구원 얻는 회개가 아닙니다. 생명얻는 회개가 아닙니다. (못해신앙의 반란, 추창호 목사)

회개는 죄인 되었던 나라는 존재를 회개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부르신 우리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로 믿고 회개하여 거듭나게 된다. 거듭난 존재는 그 전과는 종자 자체가 다른 존재가 된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니 아버지의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낼 자격이 주어진다. 우리가 잘났던 못났던 다 우리 부모님 자식이고, 내 아이들 역시 모두 내 자식인 것과 마찬가지다.

죄, 회개, 믿음 행위 그리고 구원
Cloisters – Statue of Christ washing the feet of saint Peter ( 18th century ), by Giovanni Giuliani.

5.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 하신다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느니라. 온 몸이 깨끗하니라. (요한복음 13:10)

이미 구원받은 사람은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깨끗이 씻겨졌다. 거룩한 존재가 되었다. 사우나에서 씻고 집에 오는 길에 땅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버렸으면, 집에 돌아와 손을 씻어야 한다. 여름이라 샌들을 신었으면 발을 씻어야 한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어 거듭났지만, 세상 살면서 때때로 실수도 하고 때가 묻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순간마다 하나님께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면 된다.

예수님께서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고 하시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걱정스러운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보혈의 능력과 변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성령님의 내주하심을 부인하게 하는 사탄 마귀의 계략이다. 그런 속삭임에 귀 기울이지 말아야 한다. 사탄 마귀는 그런데 솔깃하게 해서 불안한 생각이 들게 하고, 구원을 갈망하는 자들을 꼬여 헛된 애를 쓰다 멸망으로 떨어지게 한다.

6. 한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인가?

여기서 또 슬며시 드는 생각이 있다. ‘구원받았으면 그걸로 끝인가? 그런 동영상을 보면 어떻게든 잘못을 찾아내 천국으로 가는 길에서 커트시키고 말던데? 역시 뭔가 흠을 잡히면 안 되는 거잖아.’ 하는 생각이다. 또 신앙생활을 오래 한 이들은 행위를 강조하는 야고보서의 가르침과 오직 믿음을 외치는 로마서 사이에서 갈등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들은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바로 ‘한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인가?’ 하는 물음이다.

답은 ‘그렇다!’이다.

가. 견인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성부 하나님께서 영원 전에 우리를 조건 없이 선택하셨고, 성자 하나님께서 2천 년 전 십자가에서 속죄하셨다. 또 때가 되매 말씀과 성령을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은혜를 통해 우리를 중생시키셨다. 우리는 이렇게 삼위 하나님의 사역으로 구원받은 참 신자다. 이런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는 끝까지 견디고 인내하는 것으로 증명된다. 이것을 견인(堅忍, Perseverence)이라고 한다.

나. 근거

우리가 한번 구원 받으면 그 효력은 영원하다. 그 근거는 하나님의 불변하심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내주하심에 있다.

1) 하나님의 불변성

하나님은 변하시지 않는다. 이는 누구나 안다. 하나님이 변하시면 큰 일이다. 변하지 않기에 우리가 믿을 수 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또 하나님의 작정과 언약도 절대 바뀌지 않는다.

2) 예수 그리스도

우리는 예수님과 연합된 존재다. 그 어떤 것도 우리와 예수 그리스도를 떼어놓을 수 없다. 구원이 뭔가.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예수님과 떨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멸망일 수 있을까.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38~39)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했던 기도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요한복음 17장 한 장이 전부 다 예수님이 하셨던 기도다. 우리는 이것을 ‘예수님의 대제사장적 기도‘ 라고 한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드리신 이 중보기도를 잘 읽어보면, 영생이 무엇이고 우리 구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잡으러 오는 것을 기다리며 마지막 하셨던 기도가 우리를 위한 기도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가 비옵는 것은 이 사람들만 위함이 아니요 또 저희 말을 인하여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아버지여 내게 주신 자도 나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어 아버지께서 창세 전부터 나를 사랑하시므로 내게 주신 나의 영광을 저희로 보게 하시기를 원하옵나이다. (요한복음 17:20~21, 24)

3) 성령님의 내주하심

너희가 아들인고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갈라디아서 4:6)

성령 하나님이 아니시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을 수 없고, 또 아버지로 부를 수도 없다. 그런데 성령님은 한번 우리에게 내주하시면 절대 떠나지 않으신다.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분이 아니시다. 우리 몸이 하나님의 성전이 되는 것은 이때문이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고린도전서 3:16)

7. 결론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다. 구원을 받았고,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으며1 날마다 죽지만2, 곤고한 사람3인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므로 구원의 확신을 우리에게서 찾아선 안된다. 구원의 확신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4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마음을 강하고 담대히 하여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5 푯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시민권은 오직 하늘에 있다6. 흔들리지 말자. 의심하지 말자. 힘을 내자. 하나님이 기다리고 계신다7.

Footnotes

  1. 갈라디아서 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2. 고린도전서 15:31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3. 로마서 7:22~24 내 속 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 아래로 나를 사로잡아 오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4. 히브리서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5. 여호수아 1:6~7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너는 이 백성으로 내가 그 조상에게 맹세하여 주리라 한 땅을 얻게 하리라. 오직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극히 담대히 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6. 빌립보서 3:20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7. 빌립보서 3: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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