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뱃속에서 살아난 사나이, 요나

물고기 뱃속에서 살아난 사나이, 요나

1

“그렇습니다. 제 이름 요나는 비둘기라는 뜻입니다. 옛날 노아시대에 대홍수가 끝난 것을 알려준 것처럼 이 땅에 평화를 전하라는 사명을 가지고 보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원수의 땅 앗시리아에 가서 화평의 말씀을 전하라니 그것만큼은 따를 수 없습니다. ”

지금으로부터 약 2700년 전. 북 이스라엘 여로보암 2세가 다스리던 시절의 일이었다.

솔로몬 왕 때 최 전성기를 누리던 이스라엘은 그가 죽은 뒤 영광이 시들기 시작하였다. 그 뒤를 이은 르호보암 왕은 지혜롭지 못한 임금이었다. 노역과 멍에를 줄여달라는 백성들의 요구가 있자 경험 있는 늙은 신하들에게 귀 기울이는 대신 혈기 넘치는 젊은 신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백성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르호보암은 남 왕국 유다와 확실하게 단절되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 벧엘과 단에 금으로 송아지를 만들어 세우기까지 했다. 왕국은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나뉘었고 각각 바빌로니아와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되었다.

그런데 이제 북 이스라엘 사람 요나에게 원수 앗시리아의 도성 니네베(Nineveh)로 가서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라는 사명이 맡겨지게 되었던 것이었다. “너희의 악독이 내 앞에 상달되었다. 돌이키지 않으면 재앙이 내려질 것이다.”라고 외치라니. 그것들에게 기회를 주시겠다는 말씀 아닌가. 대체 왜. 왜 그냥 재앙을 내려 그것들을 쳐버리지 않는 것일까. 이스라엘의 원수에 가증한 이방신들을 섬기는 자들이 아닌가 말이다.

요나는 혹 남의 눈에 띌 세라 조심스레 짐을 꾸려 항구도시 욥바(Joppa)로 향했다. 니네베에서 반대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다시스(Tarshish)로 도망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얼굴도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쩜 그는 그저 명령에 따르기 싫어 어디론가 멀리 떠나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그는 욥바에 도착하자마자 마침 출항준비를 하고있는 배를 만나게 되었다. 서둘러야 했다.

“이 배는 어디로 가는 배요?”

“서반아 다시스로 가오.”

요나의 눈썹이 번쩍 올라갔다 내려왔다. 다시스 행 배. 삯을 치르고 배에 올랐다.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미리 준비된 것처럼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나게 되다니. 운이 좋았다. 순풍이 불었던 며칠간은 그렇게 느껴졌다.

이제 지중해의 가운데로 들어섰을까.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수평선에 실처럼 까만 선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하늘을 덮었다. 배가 몹시 흔들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요?”

“폭풍을 만난 걸까요?”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뱃사람들의 발걸음도 어딘지 바빠진 것 같았고 얼굴도 굳어있었다. 바람은 점점 더 거세어 졌고 파도는 집채 만해졌다. 아니, 산처럼 커진 것도 같았다. 어찌 되었건 심하게 오르내리느라 사람들은 토할 것만 같았고 쓰러져 뒹굴기까지 했다. 곧 배가 깨질 듯 했다. 폭풍도 이런 폭풍이 또 있을까 싶었다. 뱃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각자 자기의 신을 불러댔고 여기저기서 무거운 짐들이 바다로 던져졌다.

“배를 가볍게 해야 해!”

“짐을 줄여!”

풍덩.

풍덩.

짐을 구별해 던지는 사람에 그것만은 안 된다고 부르짖는 이들. 아우성을 치며 떠드는 통에 무슨 말인지 제대로 들리는 말은 거의 없었다. 그 와중에 없는 사람이 있었다.

‘요나란 자가 보이지 않는다.’

선장은 요나를 찾아 나섰다. 그는 출항 직전에 승선한 요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눈에 띄는 자였다. 배가 요동을 치고 있으니 어딘가에 부딪쳐 쓰러져있는지도 몰랐다. 무서워 벌벌 떨고 있는지도 모르지. 선실 문을 열었을 때 요나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죽은 걸까?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고르게 숨을 쉬고 있었다. 자고 있었다. 모두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배 밑 선실에서 태평하게 자고 있다니. 선장은 기가 막혔다. 요나를 흔들어 깨웠다.

“이것 보시오.”

요나가 눈을 뜨고 일어났다.

“무슨 일이오?”

“폭풍이 치는데 잠을 자다니. 어찌된 일이요?

물을 퍼내는 사람들을 돕든지, 하다못해 당신이 믿는 하나님한테라도 빌어야 하는 것 아니오. 혹시 압니까? 당신 하나님이 우리를 생각해서 망하게 하지 않을지.“

요나가 선장과 함께 갑판으로 나오자 사람들이 한데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건 예사 폭풍이 아니야.”

“암. 이럴 순 없지.”

흰 수염이 길다란 노인이 말했다.

“내 평생 이런 폭풍은 첨이네.”

누군가 외쳤다.

“이건 분명 재앙이야!”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이 틀림없어!”

“그래. 어떤 놈 하나 때문에 우리가 모두 당할 순 없지.”

“제비를 뽑읍시다. 이 재앙이 누구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닥쳤는지 알아 보자구!”

빙 돌아가며 하나씩 제비를 뽑았다. 그 결과 제일 긴 제비를 뽑은 것은 바로 요나였다. 잠깐의 침묵 뒤 다시 아우성이 시작되었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어디서 왔소?”

“네 나라가 어디냐?”

요나가 대답했다.

“나는 히브리 사람이요 바다와 육지를 지으신 하늘의 하나님 야훼를 경외하는 자요.”

요나는 자기가 어떤 명령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고 그 명령에서 벗어나려고 하나님을 피해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탄 것이라고 말했다.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 자리에 모인 무리가 두려워 떨며 말했다.

“아니,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런 일을 벌인 거요?”

바다는 점점 더 거칠게 날뛰었다. 파도는 갑판에 있는 사람들을 휩쓸어 갈 기세로 몰아 덮쳤다. 배에 남아 있을 수도 배를 버릴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어디에 있든 목숨을 부지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닥쳤다. 그 중 어떤 이가 요나에게 물었다.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해야 바다가 우리를 위해 잔잔해 지겠소?”

요나가 담담하게 답했다.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시오. 그리하면 바다가 당신들을 위하여 잔잔해질 것이오. 당신들이 이 폭풍을 만난 것은 모두 나 때문이오.”

요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요나를 버리는 대신 힘껏 노를 저어 배를 육지로 돌리려 애썼다. 하지만 바다가 더욱 미친 듯 요동치자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좌절감을 느끼며 서로를 바라봤다. 침을 꿀꺽 삼켰다. 차마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리는 부르짖었다.

“야훼여, 구하고 구하오니 이 사람의 생명 때문에 우리를 멸망시키지 마옵소서. 무죄한 피를 우리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주 야훼께서는 주의 뜻대로 행하심 이니이다.”

풍덩.

요나는 바다에 던져졌다.

그러자 바다는 거짓말처럼 잔잔해졌다.

2

가라앉고

또 가라앉았다.

요나는 코발트 빛 지중해 바다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아갔다.

요동치던 검푸른 바닷물이 푸르게 바뀌었다.

‘폭풍이 그새 가라앉은 걸까?’

‘나머지 배에 남은 사람들은 무사할까?

‘나는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엄하셨던 아버지 아밋대, 자애로운 어머니, 어린 시절, 니네베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그것을 거역하고 배를 타고 도망쳐 바다에던져지기까지. 그 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하나님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 비늘을 번쩍이며 거대한 물고기가 순식간에 다가왔다. 동굴처럼 시커먼 큰 입, 뾰죽하고 날카로운 이빨. 아차 하는 순간, 요나는 물고기에게 삼켜졌다.

요나는 눈을 떴다. 눈을 떠도 감아도 마찬가지로 칠흑 같은 어둠. 손으로 허공을 더듬었다. 무릎으로 기어 다니면서 주위를 짚어봤다. 축축하고 질척하고 매끄러웠다. 차가운 듯도 했다.

‘아까 그 물고기 뱃속인 게야.’

요나는 사흘 밤 사흘 낮을 물고기 뱃속에 머물렀다.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온 마음과 정성을 다 하여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지금 고통 가운데서 기도합니다.

주께서 응답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무덤 같은 이곳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주께서 응답해주시니 역시 감사합니다.

주께서 나를 바다 깊은 곳에 던지셨습니다.

물이 나를 에워싸고 주의 큰 파도와 물결이 나를 덮쳤습니다.

내가 비록 주님 앞에서 쫓겨났을지라도 주님, 당신의 성전을 바라보겠습니다.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물이 나의 영혼까지 둘러쌌습니다.

나는 바다풀이 내 머리를 감쌀 정도로 깊이깊이 내려왔습니다.

내가 해저 산맥 밑바닥까지 내려가 그 아래 갇혀 죽을 지경에까지 처했지만

야훼 하나님께서 내 생명을 죽음에서 건지셨습니다.

내가 영혼마저 지쳐 거의 죽어갈 때 하나님을 생각했더니

그 기도가 하나님의 성전에 까지 미치고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짓되고 헛된 것을 숭상함으로써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저버리지만

저는 감사의 목소리로 주께 제사를 드리며 제가 약속한 것들을 지키겠습니다.

하나님, 구원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요나의 기도를 들으셨다. 그리고 그 기도에 응답하셨다.

그 물고기가 요나를 해변에 토해냈다.

3

쿨럭쿨럭.

요나는 바닷물에 반쯤 몸이 잠긴 채 물고기가 토해 낸 바로 그대로 바닷가에 엎드린 채 몹시 기침을 해댔다. 눈이 부셔 뜰 수가 없었고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소곤소곤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귀를 파고들었다. 실눈을 떠 보니 발이 여러 개 보였다. 팔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다 포기하고 다시 엎드렸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커졌다.

“살아 있나 봐!”

팔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억지로 힘을 내 몸을 일으켰다.

“헉!”

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사흘간 빛을 보지 못해 핏기라곤 없는 얼굴, 물고기의 소화액으로 범벅이 된 모습에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커다란 물고기가 뭍으로 올라오더니 사람을 하나 토해냈다. 게다가 그 사람이 물고기 뱃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다.

“이봐, 어서 물이라도 좀 가져와 봐! 사람이 살아있어!”

몇몇 사람들이 물을 가져다 요나의 입에 대줬다. 반쯤은 흘렸고 반쯤은 목으로 넘겼다. 떨리는 손을 들어 턱으로 흐르는 물을 닦자니미끈덩 기분 나쁜 것이 만져졌다. 옆에 서 있던 사람 가운데 하나가 목에 두르고 있던 수건을 끌러 건네주었다.

“이걸로 닦으시오.”

대충 닦으니 누군가가 물을 다시 권했다. 꿀꺽꿀꺽. 이번엔 제대로 마셨다.

“당신은 어디서 왔소? 뭐 하는 사람이요?”

요나가 대답했다.

“난 갓헤벨 사람 요나요. 할 일이 있소. 니네베로 가야하오.”

4

바닷가 마을에서 구조된 요나는 체력도 돈도 고갈된 상태였지만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집에서 쉬면서 몸도 이전만큼 회복되어갈 무렵이었다. 야훼 하나님께서 다시 요나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내가 네게 명한 바를 그들에게 선포하라.”

요나는 순종했다.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음을 알았다.

장방형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니네베는 한 바퀴 도는데 걸어서 사흘이 걸리는 큰 성읍으로 티그리스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었다. 노아의 셈, 함, 야벳 세 아들 중 함의 손자 니므롯이 세운 역사적인 도시였다. 요나는 이 성읍으로 들어가 하루 동안 다니며 외쳤다.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가 무너지리라.”

니네베 사람들은 놀랐다. 이 자가 누구이기에 제국 앗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 들어와 이렇게 담대히 도성의 멸망을 외친단 말인가.

“나는 갓헤벨에서 온 요나라는 사람이오. 야훼 하나님께서 일찍이 니네베의 악행이 하늘에 상달되었으니 그곳으로 가서 회개와 구원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신 바 있소. 하지만 나는 이스라엘 사람인지라 니네베에 구원의 기회를 주기 싫어 말씀에 불순종하고 다시스로 배를 타고 떠났소. 하지만 하나님께선 니네베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풍랑을 일으키셔서 사람들로 하여금 날 바다로 던지게 하셨고 큰 물고기를 예비하셔서 그 뱃속에 사흘간 가두심으로 내 목숨을 건지시고 나로 하여금 회개하게 하시고 말씀에 순종하여 니네베로 들어와 이렇게 말씀을 증거하게 하셨소.

니네베는 본래 야훼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고 우상들을 섬기는 백성이며 하나님의 백성들을 침략하여 온갖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하나님은 당신들을 재앙에서 구하려고 나로 하여금 죽기까지 고생하게 하시고 이 땅에 보내 말씀을 전하게 할만큼 생각하고 계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회개하지 않으면 사십일 후엔 이 성읍이 무너질 것이오.”

이 큰 성읍 니네베에 단신으로 들어가 말씀을 전한다고 요나 혼자의 힘으로 그 많은 니네베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까? 헛소문을 퍼트려 어리석은 백성들을 유혹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체포되어 처형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즉시 하나님을 믿고 금식을 선포하고 그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굵은 베옷을 입고 회개했다. 이 소식이 니네베 왕에게까지 들리자 놀랍게도 니네베 왕마저 그 보좌에서 일어나 왕의 옷을 벗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재 위에 앉았다. 또한 조서를 내려 니네베에 금식을 선포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소 떼나 양 떼나 아무것도 입에 대지 말지니 곧 먹지도 말 것이요 물도 마시지 말 것이며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다 굵은 베 옷을 입을 것이요.

힘써 하나님께 부르짖을 것이며

각기 악한 길과 손으로 행한 강포에서 떠날 것이라.

하나님이 뜻을 돌이키시고 그 진노를 그치사 우리가 멸망하지 않게 하시리라

그렇지 않을 줄을 누가 알겠느냐?’

하나님께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이켜 떠난 것을 보시고 그 뜻을 돌이켜 그들에게 내려질 재앙을 내리지 않게 하셨다. 니네베는 구원 받았다.

5

요나는 자신의 노력과 고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기뻐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요나는 니네베가 멸망의 문턱에서 살아나게 된 것을 몹시 싫어했다. 심지어는 성내며 이렇게 기도하기까지 했다.

‘야훼 하나님.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주께서 이렇게 하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내가 다시스로 재빨리 도망했습니다. 은혜롭고 자비로우시고 쉽게 노하지 않으시며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야훼 하나님,

원하건대 이제 내 생명을 거두어 가소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야훼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성내는 것이 옳으냐?”

요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성읍에서 나가 동쪽에 초막을 짓고 그 그늘에 앉아 성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보고자 했다. 해가 몹시 뜨거웠다. 초막의 그늘로는 뜨거움을 피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어 너무나 힘들었다. 옆에서 박넝쿨이 자라나 요나를 볕으로부터 가려줬다. 시원하게 그늘진 박 넝쿨 아래에서 괴로움을 면하게 되자 그는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튿날 새벽이 되자 그 박 넝쿨은 벌레가 갉아먹어 시들어버렸다. 해가 뜰 무렵이 되자 설상가상으로 뜨거운 동풍이 불었다. 전 날에 그늘을 제공하던 넝쿨은 이미 시들어버려 땡볕에 노출된 데다 뜨거운 바람까지 불어오니 죽을 지경이었다. 요나는 쓰러질 지경이 되어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죽고 싶어요.제 생명을 거두어 가세요.

이렇게 괴로울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물으셨다.

“네가 이 박 넝쿨로 성내는 것이 과연 옳으냐?”

요나가 대답했다.

“네, 옳습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화내는 게 옳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네가 심지도 수고하여 키우지도 않았고, 하룻밤 사이 났다가 또 하룻밤 사이 말라버린 박 넝쿨을 가지고도 그렇게 안타까워하는구나. 하물며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12만이 넘고 가축들도 많은 이 큰 성읍 니네베를 내가 어떻게 불쌍하게 여지기 않겠느냐.”

요나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반갑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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