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찬바람이 막 불기 시작한 막바지 가을 어느 날. 마포에 있는 북카페 채그로에 들렀다. 책 몇 권을 집어 들었다. 집중하고 읽은 책은 그중에 한 권. 김은경의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였다.

이 책을 쓴 김은경 작가는 출판사에서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9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출판사 일을 그만두고 부천에 있는 ‘오키로미터’란 책방에서 에세이 쓰기와 교정.교열 워크샵을 진행했다고 한다. 여가에는 책과 맥주를 즐기며 ‘비둘기 통신’이라는 잡문 노트와 ‘기분이 좋아지는 노트’라는 문장 모음집을 쓴다고 한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책표지 이미지

재미있는 글, 공감이 되는 글, 술술 읽히는 글을 읽는 것은 즐겁다. 그런 글을 쓰는 것은 더욱 즐겁고 보람 있다. 그런 글을 쓰는 것은 아마 누구나 바라는 바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글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이 책의 부제처럼 ‘재미있고 감각적이고 잘 팔리는’ 글이기까지 하려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하물며 그런 글쓰기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라니. 그런데, 그런 글쓰기에 관한 책이 재미있기까지 하니 묘한 일이다. 에세이 전문 편집자였기에 가능했을까. 아니면 여가가 곧 글쓰기와 노트 만들기였기 때문이었을까.

이 책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에서 찾아낸 몇 가지 비결을 몇 가지 정리해본다.

1. 민들레 씨를 불듯 가볍게 시작하라

2. 명확한 주제를 갖고, 구체적으로 시작하라

  • 사적인 주제를 다루자. 그 안에 크든 작든 깨달음이나 주장이 들어있어야 한다.
  • 나를 드러내기란 어렵다. 하지만 내가 드러나야(주인공이 있어야) 글에 힘이 있다.
  • 글쓰기를 즐겨라. 작가로서의 느낌을 만끽해라.
  • 뭘 쓰나. 오늘 들은 이야기, 점심 메뉴, 친구가 신은 새 신발…. 뭐든 쓰자.
  • 어떻게 쓰나. 친구와 전화하듯 쓰자.
  • 추상적이거나 뻔한 글이 되지 않도록 쓰자.

3. 첫 문장에 시간을 투자해라

  • 첫 문장에서 시선을 끌어야 한다.

4. 제목은 맨 나중에 정해라

  • 제목을 먼저 쓰면 제목에 맞추느라 글 쓰는 내내 안간힘을 쓰게 된다.
  • 주제는 제목이 아니다
  • 서문은 제목을 짓고 난 다음에 써라. (본문>>제목>>서문)

5. 좋은 문장이란 가독성이 좋은 문장이다

6. 에세이를 쓸 때는 보여주는 글을 쓰자

글쓰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보여주는 글쓰기와 말하는 글쓰기다. 에세이는 보여주는 글을 써야 한다. 말하는 글쓰기, 설명하는 글쓰기는 에세이가 아니라 인문서에 적합하다.

보여준다는 것은 보여주듯 묘사하는 것을 말한다. ‘국수가 맛있다’라고 써버려선 안 된다. 그 국수에 얽힌 에피소드나 주문할 때의 설렘, 기다리는 동안의 향과 가게 분위기, 식감, 맛 등을 충분히 풀어놓아 읽는 이로 하여금 당장 지갑을 챙겨 먹으러 나가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최소한 검색해보기라도 할 정도는 써야 한다.

7. 쓰고 싶은 글의 분위기를 상상해라

글을 쓸 때에는 1, 2분간의 예열이 필요하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북카페 채그로
북카페 채그로

8. 몇 년 뒤에도 촌스럽지 않은 글을 쓰자

예를 들면 유행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에는 눈길이 갈지 모르지만, 몇 년 뒤에도 마찬가지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9. 문단의 리듬을 살려라

평서문만 계속 쓰면 단조롭다. 단어만 나열한다든지, 대화체나 의문문 등을 섞어 다양함을 주자.

10. 주관적 글쓰기의 매력을 살리자

  • 뻔한, 클리셰는 매력 없다.
  •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만 말 못 하는 것, 나도 모르게 쉽게 흘려보내는 것들에 대해 써보자.
  • 에세이는 유혹의 글쓰기다. 독자로 하여금 저자나 글을 궁금하게 여기게 하자.
  • 밑줄 그을만한 문장을 만들자. 퇴고할 때 찾아보자.
    • 좋은 문장 한 줄이 책 전체를 궁금하게 만들고, 다시 읽어보고 싶게 하고, SNS에서 막강한 홍보수단이 된다.
    • 그러려면 앞, 뒤 문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 문장, 떨어뜨려 놓아도 누구나 이해하는 문장이어야 한다.
  • 내 글로 상처받을 사람이 누군지 생각하자.
    • 하루키는 자랑도 험담도 하지 않는 주의라고 한다.
  • 객관적 안목을 기르자. 이것이 디테일의 차이를 만든다.
  • 소설가가 단어를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에세이스트는 문장을 모으는 사람이다.
  •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글을 쓰자
  • 문체는 스킬이 아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다.
  • 필사를 한다고 그 사람의 필체를 따라 하게 되지는 않는다.아무리 열심히 필사를 해도 나의 본성을 버린 채로 남의 문장을 구사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107쪽)
  • 단어들이 글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 밤에 쓴 글을 조심해라. 묵혀라. 낮에 하는 검수를 거쳐라.
  • 낯설게 보기 –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더 특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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