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적 더듬이

1. 우리가 갖고있는 영적 더듬이

듣고 보고 맡고…. 곤충에게는 더듬이가 있어 우리의 감각기관 역할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균형감각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런 더듬이를 영어로는 안테니antennae라고 한다. 곤충은 더듬이를 쌍으로 갖고 있으니 복수형으로 부른다. 하지만 하나만 말할 땐 안테나antenna라고 한다. 우리가 전파를 수신할 때 쓰는 그 안테가 바로 이 안테나다. 재미있지 않은가.

가. 영적 더듬이

그런데 안테나는 곤충이나 기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있다. 흔히 촉,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그것과 비슷하다. 우리에겐 영적 더듬이가 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기 때문이다. 성령이 아니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없다1.

영적 더듬이 요한일서 2:27

우리는 성령의 기름 부음 받은 자들이다. 그러기에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 하셔서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 해야 할 바를 알려주신다. 성경을 읽을 때 무슨 뜻인지 깨우쳐주시는 것도 성령님이시다. 성령 하나님께서 역사하시지 않으면 성경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흰 것은 종이고 까만 것은 글씨일 뿐이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

나. 사람에게 배우는 것은 필요 없나?

‘아무도 가르칠 필요가 없고’라는 말씀을 읽으면 언뜻 ‘사람에게 배우는 것은 필요 없나? 교회에서 하는 성경 공부도 필요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여러 은사를 주셨는데, 그중 셋째를 교사라고 하셨다. 우리에게 교사가 필요 없고 배우는 것이 다 필요 없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교사를 주시고 중요하다고 하실 리 없다.

하나님이 교회 중에 몇을 세우셨으니,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선지자요 세째는 교사요 그 다음은 능력이요 그 다음은 병 고치는 은사와 서로 돕는 것과 다스리는 것과 각종 방언을 하는 것이라. (고린도전서 12:28 )

영적 더듬이
귀여운 딱정벌레/픽사베이

2. 곤충은 더듬이를 항상 다듬는다

주변의 벌레들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틈만 나면 더듬이를 다듬는 것을 볼 수 있다. 파리는 부지런히 앞다리로 닦아대고, 검정 목수개미는 앞다리와 입으로 관리한다. 심지어 우리가 더럽다고 질색하는 바퀴벌레 마저 자기 더듬이를 앞다리로 끌어당겨 입으로 닦고 또 닦는다. 왜 그럴까?

동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더듬이를 꼼꼼히 닦지 않으면 지방질이 더듬이에 있는 감각기sensila를 막아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감’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쉬지 않고 다듬는 것이다. (손질하지 않은 더듬이와 손질한 더듬이 비교사진)

3. 사람의 더듬이 관리

가. 먹고사는 더듬이

그럼 우리는 어떤가? 사람도 먹고살기 위해 예민하게 발달시켜야 하는 오감의 더듬이가 있다. 요리사라면 미각과 후각, 디자이너라면 시각, 음악가라면 청각이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는 시장의 트렌드를 잘 잡아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어디 그뿐이랴. 공부에도 감이 필요하고, 낯선 곳을 여행할 때도 감이 필요하다. 나름의 더듬이, 촉을 예민하게 세워야 한다. 그래야 새롭고 풍부하게 경험하고, 또 살아남는다. 그래서일까. 어떤 이는 ‘사소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신비롭고 놀라우며 감동적인 세계가 열린다.’라고 했다2.

나. 영적 더듬이

육신이 먹고사는데 필요한 더듬이도 갈고닦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고된 세상을 살아내다 보면, 때로 거기 함몰되어 내 영적 더듬이에는 소홀하게 될 때가 있다. 어떤 이들은 내게 그런 더듬이가 있는지도 까맣게 잊고 지낼 수도 있다.

성령 하나님은 내 안에 계신다. 하나님께선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는다3. 하지만 그 세미한 음성4을 듣기 위해선 우리의 영적 더듬이, 안테나를 바짝 세워야 한다. 하나님과 나의 주파수가 맞아야 한다.

방송을 듣기 위해 라디오 안테나를 이리저리 움직여 본 경험이 있는가? 주파수를 맞춰야 들린다. 방송국 송출탑이 움직일 수는 없다. 내 라디오 안테나를 움직여 주파수를 잘 잡아내야 들린다. 그렇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내주하시지만, 그 음성을 듣기 위해선 영적 더듬이, 촉, 안테나를 잘 관리해야 한다.

세상풍조나 즐거움에 물들지는 않았는가. 욕심에 걸려 발을 헛디디지는 않았는가. 혹시 사는데 지쳐 맥이 다 빠져버린 것은 아닌가. 너무 바쁘고 지치면 내 영적 더듬이는 이런저런 지방질로 더러워져 그 기능을 잃게 된다. 더럽다고 질색하는 바퀴벌레도 제 더듬이를 닦는다. 잠시 틈을 내고 쉬어가자. 우린 한낱 바퀴와 비교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참고글

Footnotes

  1. 고린도전서 12:3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2. 헨리 밀러가 말했다. ‘감이 온다’, 한상복, 위즈덤 하우스, 2015.
  3. 시편 121:4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4. 열왕기상 19:12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열매맺는나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로마서 10:10)' 고백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자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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